"열 번 중 몇 번을 맞혀야 하나요?" 매매를 시작한 사람이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답이 없습니다. 한 번 이길 때 얼마를 벌고 한 번 질 때 얼마를 잃는지를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둘의 비율이 손익비입니다. 그리고 손익비를 알면 필요한 승률은 나눗셈 한 번으로 나옵니다.
손익비는 진입 전에만 존재하는 숫자입니다
정의는 간단합니다.
손익비 = 기대하는 수익 ÷ 감수할 손실 = |목표가 − 진입가| ÷ |진입가 − 손절가|
진입가 10,000원, 손절가 9,500원, 목표가 11,000원이라면 리스크 500원, 리워드 1,000원이니 손익비는 1:2 입니다. 롱이든 숏이든 절댓값을 쓰므로 식은 같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있습니다. 이 식에는 손절가와 목표가가 둘 다 들어갑니다. 다시 말해 진입하기 전에 두 가격을 이미 정해둔 사람만 손익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산 다음에 "얼마까지 버틸까"를 생각하는 순간 손절가는 가격을 따라 움직이는 값이 됩니다. 손절가가 움직이면 리스크가 커지고, 리스크가 커지면 손익비는 무너집니다. 손익비가 나쁜 매매를 하는 사람은 대개 손익비를 잘못 계산한 게 아니라 애초에 계산하지 않고 들어간 겁니다.
계산은 뺄셈 두 번이면 끝납니다
리스크는 진입가와 손절가의 차이, 리워드는 목표가와 진입가의 차이. 그게 전부입니다. 여기에 수량을 넣으면 비율이 금액이 됩니다.
앞의 예에서 100주를 산다면 손절에 걸릴 때 5만 원을 잃고 목표에 닿으면 10만 원을 법니다. 진입가 대비로는 리스크 5%, 리워드 10%입니다.
반대 방향으로도 씁니다. "손익비 2:1을 만들려면 목표가를 얼마로 잡아야 하나"를 역산하는 겁니다.
목표가 = 진입가 + 손익비 × (진입가 − 손절가) ← 롱, 숏은 부호 반대
진입 10,000·손절 9,000이면 리스크가 1,000원이므로 2:1을 만드는 목표가는 12,000원, 진입가에서 +20% 지점입니다. 이 숫자를 눈으로 보는 게 중요합니다. 손절폭이 넓으면 손익비를 맞추기 위해 목표가가 비현실적으로 멀어집니다.
내 종목 숫자로 계산하고 목표가를 역산하는 건 도구에서 바로 됩니다.
// 바로 계산해 보세요
주식 손익비 계산기
• 진입가·손절가·목표가로 손익비(R:R)와 손익분기 승률을 계산해요. • 리스크 대비 보상이 큰 자리인지 비율로 확인하세요.
★ 손익비와 승률은 한 세트입니다
이 글의 핵심입니다. 손익비를 알면 본전이 되는 승률이 하나로 정해집니다.
승률을 p, 손익비를 R이라 하고 한 번 질 때 1을 잃는다고 두면, 매매 한 번의 기대값은 이렇습니다.
기대값 = p × R − (1 − p) × 1
이게 0이 되는 지점이 손익분기입니다. 정리하면 p × R = 1 − p → p(1 + R) = 1 이므로
손익분기 승률 = 1 ÷ (1 + 손익비)
손익비 2:1을 넣어 검산해 보겠습니다. 1 ÷ (1 + 2) = 0.3333, 즉 33.33%입니다. 승률이 33.4%라면 기대값은 0.334 × 2 − 0.666 × 1 = +0.002로 양수가 됩니다. 열 번 중 세 번만 맞혀도 계좌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 손익비 | 본전에 필요한 승률 |
|---|---|
| 1:1 | 50.0% |
| 1:2 | 33.3% |
| 1:3 | 25.0% |
1:1.5, 1:2.5, 1:4, 1:5까지 포함한 전체 표와, 내 손익비가 어느 줄에 걸리는지는 도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표가 말하는 건 하나입니다. 승률과 손익비는 서로를 사는 데 쓰는 화폐입니다. 손익비를 키우면 낮은 승률을 감당할 수 있고, 손익비를 포기하면 높은 승률이 필요해집니다. 어느 쪽이 옳다가 아니라, 내가 어느 조합을 쓰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승률 70%인데 계좌가 줄어드는 경우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100번 매매하고 한 번의 리스크를 10만 원으로 고정했다고 가정합니다.
- 손익비 1:3, 승률 30% → (30 × 30만) − (70 × 10만) = +200만 원
- 손익비 1:2, 승률 40% → (40 × 20만) − (60 × 10만) = +200만 원
- 손익비 1:1, 승률 60% → (60 × 10만) − (40 × 10만) = +200만 원
셋 다 결과가 같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승률은 30%와 60%로 두 배 차이인데 성과는 동일합니다.
반대 경우도 봅시다. 손익비 1:0.5에 승률 70% 라면, 1 ÷ 1.5 = 66.7%가 손익분기이므로 아슬아슬하게 남습니다. 기대값은 0.7 × 0.5 − 0.3 × 1 = +0.05, 리스크의 5%뿐입니다. 여기서 수수료를 얹으면 곧바로 마이너스로 넘어갑니다.
승률 70%가 승률 30%보다 나쁠 수 있습니다. 조금 벌고 크게 잃는 매매의 전형이고, 손실을 확정하기 싫어 손절을 미루면 자연스럽게 이 구조로 굴러갑니다.
손익비만 높은 자리는 숫자놀음입니다
그렇다고 손익비를 무한정 키우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목표가를 멀리 잡을수록 손익비는 무조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진입 10,000·손절 9,500에서 목표가를 20,000으로 적으면 손익비는 1:20이 되고 손익분기 승률은 4.8%로 떨어집니다. 화면의 숫자는 훌륭합니다. 문제는 주가가 두 배가 될 확률이 4.8%보다 높다는 근거가 아무 데도 없다는 것입니다.
손익분기 승률 공식은 "이 승률만 넘기면 남는다"를 알려줄 뿐, 그 승률을 실제로 넘길 수 있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건 목표가를 어떤 근거로 잡았는지의 문제입니다. 직전 고점, 매물대, 박스권 상단처럼 가격이 실제로 반응한 자리를 목표로 삼았을 때만 손익비 숫자에 의미가 생깁니다.
그래서 판단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차트에서 손절가와 목표가의 근거를 먼저 찾는다 → ② 그 결과로 나온 손익비를 확인한다 → ③ 손익분기 승률이 내가 감당할 수준인지 본다. 손익비를 먼저 정해놓고 거기 맞춰 목표가를 밀어내는 순서는 거꾸로입니다. 도구의 역산 기능은 근거 있는 자리를 찾은 뒤 그 자리가 몇 대 몇인지 대조하는 용도로 쓰는 게 맞습니다.
이 숫자는 비용이 빠진 이론값입니다
계산에 들어가는 건 가격 세 개뿐입니다. 실제로는 매수·매도 수수료, 매도 시 세금, 주문이 예상보다 불리하게 체결되는 슬리피지가 붙습니다. 이 비용은 손절폭이 좁을수록 치명적입니다.
왕복 비용이 진입가의 0.2%라고 두고 두 경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좁은 손절 — 진입 10,000·손절 9,950·목표 10,100. 이론상 리스크 50원, 리워드 100원으로 손익비 1:2, 손익분기 승률 33.3%입니다. 여기에 비용 20원을 반영하면 실질 리워드 80원, 실질 리스크 70원이 되어 손익비는 1:1.14로 내려앉고 필요 승률은 46.7% 로 뜁니다. 13%포인트 넘게 올라간 겁니다.
넓은 손절 — 진입 10,000·손절 9,000·목표 12,000. 같은 1:2인데 비용 20원을 반영하면 리워드 1,980·리스크 1,020으로 손익비 1:1.94, 필요 승률은 33.3%에서 34.0% 로만 움직입니다.
같은 1:2인데 하나는 46.7%가 필요하고 하나는 34.0%면 됩니다. 손절폭이 좁을수록 비용이 리스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단타의 손익비를 이론값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진입 전에 정해둘 세 가지
① 손절가를 먼저 정합니다. 목표가보다 손절가가 먼저입니다. 손절가는 리스크를 정하는 값이고, 리스크가 정해져야 수량도 손익비도 계산됩니다.
② 최소 손익비 기준을 미리 갖습니다. "1:2 미만이면 안 들어간다"처럼 선을 그어두면 애매한 자리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기준이 없는 것과 낮은 기준을 갖는 것은 다릅니다.
③ 손익비를 지키는 것은 계산이 아니라 실행입니다. 진입 후 손절가를 뒤로 물리거나 목표가 근처에서 욕심을 내면, 기록에 남는 실제 손익비는 계산과 달라집니다. 성과를 무너뜨리는 건 대개 식이 아니라 이 지점입니다.
실제 매매에 옮길 때
계산은 끝났고, 이제 이 숫자를 어떻게 쓰느냐가 남습니다. 네 가지만 짚습니다.
첫째, "1:2 이상"은 관행이지 규칙이 아닙니다. 손익비 1:1로도 승률 60%를 꾸준히 낸다면 성과가 납니다. 중요한 건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내 손익비에 맞는 승률을 실제로 내고 있는지입니다. 매매 기록을 20~30건쯤 모아 평균 손익비와 실제 승률을 손익분기 승률과 나란히 놓고 보는 편이 훨씬 실질적입니다.
둘째, 부분 익절은 손익비를 낮추는 행위입니다. 목표가의 절반에서 팔면 실현 손익비는 1:2가 아니라 1:1이 되고, 필요 승률은 33.3%에서 50%로 올라갑니다. 해도 되는 일이지만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반대로 손절을 규칙대로 지키지 않으면 리스크 쪽이 커져서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셋째, 포지션 사이징과 짝으로 씁니다. 손익비는 한 번의 매매에서 걸고 받는 비율이고, 포지션 사이징은 그 한 번에 계좌의 **몇 %**를 걸 것인가입니다. 손익비가 아무리 좋아도 한 번에 계좌의 절반을 걸면 연속 손절 몇 번에 회복이 불가능해집니다.
넷째, 손익분기 승률은 표본이 쌓였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공식은 매매 횟수가 충분히 모였을 때의 평균을 말합니다. 열 번 정도로는 승률 33%짜리 전략이 열 번 연속 손절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한 번에 거는 금액을 작게 유지해 표본이 쌓일 때까지 버티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이 도구는 입력한 세 가격의 관계를 정확히 보여줄 뿐, 그 가격이 타당한지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 글도 마찬가지로 투자 자문이 아니며, 최종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손익비의 쓸모는 좋은 자리를 찾아주는 데 있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어떤 조건에 돈을 걸고 있는지를 진입 전에 숫자로 보여주는 것, 거기까지입니다. 그다음은 사람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