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이미지는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받은 PDF 어디에, 어떻게 얹을 것인가. 이 단계에서 대부분 한 번 막힙니다.
PDF는 원래 "완성된 문서"를 뜻하는 형식이라 고치는 걸 전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장 하나 찍자고 워드로 옮겼다가 글꼴이 틀어지고, 다시 PDF로 내보내면서 다른 문서가 되어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실제로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래 내용은 실무 관행 정리이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받은 PDF에 도장을 넣는 방법은 세 갈래입니다
| 방법 | 실무에서 걸리는 지점 |
|---|---|
| 인쇄 → 날인 → 재스캔 | 시간·장비, 화질 저하 |
| 오피스로 변환해 그림 삽입 | 글꼴·줄 간격이 틀어짐 |
세 번째가 PDF에 이미지를 직접 얹는 방식입니다. 원본 페이지를 건드리지 않고 그 위에 도장 이미지 하나만 추가하기 때문에, 본문 글자는 그대로 남습니다. 텍스트 선택도 되고 검색도 됩니다. 앞의 두 방법은 어느 쪽이든 문서를 한 번 다시 만드는 셈이라 원본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핵심 차이는 페이지를 다시 굽느냐입니다. 인쇄와 재스캔은 문서를 통째로 이미지로 바꿉니다. 이미지 삽입 방식은 원본 구조를 유지한 채 요소 하나를 더합니다. 용량, 화질, 검색 가능 여부가 여기서 갈립니다.
'이미지를 얹는 것'과 '전자서명'은 다른 일입니다
PDF 프로그램들이 이 기능을 흔히 '서명'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그림 한 장을 페이지 위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문서에 서명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전자서명은 인증서로 문서 전체에 대한 해시를 계산해 넣습니다. 그래서 서명 이후 한 글자라도 바뀌면 검증이 깨집니다. 이미지 도장에는 그런 장치가 없습니다. 누가 붙였는지도, 붙인 뒤 무엇이 바뀌었는지도 문서 안에 남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무 문서의 대부분은 상대방이 형식을 인정하면 충분합니다. 다만 "이건 서명한 문서"라고 안심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서명의 법적 위치는 서명 만들기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 바로 계산해 보세요
PDF에 도장·서명 넣기
• 계약서 PDF 위에 도장·사인 이미지를 끌어다 놓고 그대로 저장해요. • mm 단위 크기 조절·여러 페이지 일괄 날인 · 파일은 브라우저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
얹은 도장은 지울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실질적인 주의점입니다. PDF에 얹은 이미지는 문서 안에서 별개의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원본 페이지 내용이 그 아래에 그대로 있고, 도장은 그 위에 놓인 층입니다.
그래서 PDF 편집기를 쓸 줄 아는 사람은 그 도장을 선택해서 지울 수 있습니다. 도장을 지우면 아래 있던 서명란이 원래대로 드러납니다. 반대로 도장만 오려 내 다른 문서에 붙이는 것도 됩니다.
이건 이미지 위에 검은 사각형을 덮어 개인정보를 가렸을 때와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가린 것처럼 보이지만 아래 내용이 살아 있습니다. 해결책도 같습니다. 평면화(flatten) 입니다. 페이지와 얹은 요소를 한 겹으로 굳히면 개별 요소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PDF 편집기의 평면화 기능을 쓰거나, 인쇄 대화상자에서 다시 PDF로 내보내면 대체로 같은 효과가 납니다.
다만 평면화하면 그 문서는 더 이상 수정할 수 없습니다. 원본은 따로 남기고 보낼 파일만 굳히는 것이 안전합니다.
크기는 화면 배율이 아니라 mm로 맞춥니다
화면에서 보기 좋게 맞춰 놓고 인쇄했더니 도장만 거대해진 경험이 있을 겁니다. 원인은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화면에서 도장을 끌어 크기를 정하면 그건 모니터 배율 기준입니다. 같은 PDF도 A4와 레터, 가로 문서와 세로 문서에서 화면 크기가 달라지므로, 화면 기준 크기는 인쇄 결과와 연결되지 않습니다.
기준은 종이에 찍혔을 때의 실물 가로 크기(mm) 여야 합니다. 개인 막도장은 15mm 안팎, 법인 직인은 25~30mm 정도가 실무에서 흔합니다. 이 값으로 맞춰 두면 페이지 크기가 달라도 인쇄된 도장 크기는 같습니다. 자주 쓰는 규격은 도구에 버튼으로 들어 있고, 그 사이 값은 슬라이더로 맞추면 됩니다.
진하기도 함께 봅니다. 실제 인주 도장은 생각보다 옅어서, 100%로 찍으면 오히려 붙여 넣은 티가 납니다. 도장 아래 글자가 살짝 비칠 정도로 낮추면 자연스럽습니다.
여러 장 계약서, 그리고 회전된 페이지
계약서가 여러 장이면 마지막 장에만 도장을 찍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모든 장에 같은 자리로 찍는 간인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걸 한 장씩 손으로 맞추면 위치가 미묘하게 어긋납니다.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전 페이지에 같은 좌표로 복사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회전된 페이지도 자주 걸립니다. 스캔한 문서는 페이지에 회전 정보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에는 똑바로 보이지만 파일 안에서는 90도 돌아간 상태입니다. 이 차이를 처리하지 못하는 도구로 도장을 찍으면, 저장한 파일에서 도장만 옆으로 누워 있거나 엉뚱한 모서리에 가 있습니다. 저장한 뒤 결과 파일을 한 번 열어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인쇄 후 재스캔이 아직도 살아 있는 이유
가장 번거로운 방법인데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받는 쪽이 그걸 요구합니다. 관공서나 금융기관 서식 중에는 여전히 실물 날인본 스캔을 지정하는 곳이 있습니다. 둘째, 평면화가 자동으로 됩니다. 스캔본은 처음부터 한 장의 이미지라 도장만 떼어 낼 수 없습니다. 셋째, 실물 인감을 써야 하는 문서는 애초에 이미지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방식은 "구식"이 아니라 다른 요구를 만족시키는 별개의 선택지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받는 쪽이 요구하지 않는 문서에까지 이 과정을 반복할 이유는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장한 PDF에서 본문 글자가 선택되지 않아요. 원본이 스캔 문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스캔본은 처음부터 페이지 전체가 이미지라 글자가 텍스트로 들어 있지 않습니다. 도장을 얹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원래 그런 파일입니다. 확인하려면 도장을 찍기 전 원본에서 글자를 드래그해 보면 됩니다.
Q. 암호가 걸린 PDF도 되나요? 열람만 제한된 문서는 열리는 경우가 많지만, 편집이 제한된 문서는 저장 단계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보낸 쪽에 제한을 푼 파일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제한을 우회하는 것은 문서 발행자의 의도를 무시하는 일이라 권하지 않습니다.
Q. 도장이 계약서 글자를 덮어 버립니다. 먼저 도장 파일이 투명 배경 PNG인지 확인하세요. JPG는 투명 정보를 담지 못해서 흰 사각형이 그대로 찍힙니다. 투명 PNG인데도 가린다면 진하기를 낮추면 아래 글자가 비쳐 보입니다.
Q. 계약서 파일이 서버로 올라가나요? 올라가지 않습니다. PDF도 도장 이미지도 브라우저 메모리 안에서만 열리고, 저장 파일도 그 자리에서 만들어집니다. 계약서는 남의 서버에 올리기 꺼려지는 문서라 이 부분이 기능이 아니라 사용 이유에 가깝습니다. 페이지를 한 번 연 뒤 인터넷을 끊고 작업해 봐도 그대로 동작합니다.
도장을 얹는 일 자체는 몇 초면 끝납니다. 실제로 신경 쓸 것은 그 앞뒤입니다. 받는 쪽이 어떤 형식을 요구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보내기 전에 도장이 떼어지지 않게 굳혔는지 확인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나머지보다 중요합니다.